등산

(블야 5)(산하 5) 2010. 8. 14. 괴산 칠보산

조형사 2010. 8. 15. 12:52

○ 언제 : 2010년 8월 14일(토)

○ 어디를 : 칠보산(충북 괴산)
○ 산행코스 : 쌍곡구곡 떡바위 노송, 너럭바위 - 암봉 - 정상 - 거북바위 - 쌍곡폭포 - 용추골, 쌍곡휴게소

○ 산행거리 : 8km

(점심포함 4시간)


○ 산행지 소개 

     쌍곡의 절말에서 바라보면 도저히 넘을 수 없는 험한 바위봉 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올라보면 길이 편하고 재미있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풍경이다.

    일곱 봉우리라고 하나 산에 들어보면 열다섯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로 W자와 M자의 연속이다. 2분이면 오르는 봉에, 몇발짝만 뛰면 내려가는 봉에, 비켜 돌아가는 봉에, 특성있는 봉우리를 세며 넘다보면 지루하다거나 힘든 줄 모르는 보기드문 명산이다.

    정상에서 휘둘러보는 조망은 과연 일품이다. 먼저 북으로는 보개산 너머로 박달산이 보이고, 동으로는 깊게 패어내린 서당골 위로 시루봉과 악휘봉이 마주보인다. 악휘봉 오른쪽으로는 장성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만리장성처럼 장막을 치고 있고, 백두대간 너머 멀리로는 희양산과 백화산이 아련하게 바라보인다.
    남으로는 장성봉에서 오른쪽으로 달아나는 능선 상의 막장봉, 저수리재, 남군자산 줄기 너머로 대야산, 중대봉이 보이고, 더 멀리로는 백악산을 비롯해서 톱날처럼 날카롭게 하늘금을 그으며 문장대, 관음봉, 두루봉, 묘봉, 상학봉 등 속리산 산릉이 시야에 들어온다. 서쪽으로는 올라온 암릉이 가라앉은 쌍곡계곡 위로 늠름한 자태로 군자산이 뚜렷이 솟아 있다.

 

 

 

○ 산행후기

     산행 전날 - 일기예보.. 계속 비 소식.. 어찌할까 고민해보다 잠을 청하고 아침에 일어나 결정하기로 한다.

     산행 당일 아침 일어나자 마자 베란다 창밖을 보니 하늘은 온통 까맣고, 비를 뿌려댄다. 어찌할까? 또 다시 고민에 빠진다. 컴퓨터를 켜고, 기상청 일기예보를 확인해보니 확실히 비소식을 예보하고 있다. 잠시 고민하다가 마눌님과 상의 끝에 가보기로 한다.(원래 우중산행은 하지 않기로 했는데... 지난 번 지리산행을 취소했던 적이 있어 미안한 마음도 있고해서...)

     차를 몰고 원두막에 도착하여 버스에 승차하여 산행지로 출발한다.(그런데 출발한지 조금 지나 서영이 모자 1개가 없어졌다고 한다. 분명히 차에서는 가지고 나온 것 같은데 없는 것 보니 도로를 횡단하다가 흘린 것 같다고 한다. 산행 끝내고 차에 가서 확인해보니 역시나 모자가 없었다. 혹시나 했는데 잃어버린 것이 맞았다.)

 ▼ 09:05경 산행 들머리인 쌍곡구곡 떡바위 입구에 도착했다. 아랑드롱 회장님의 구호에 맞춰 하나 둘.. 하나 둘.. 가볍게 몸을 풀고, 구호를 외쳐본다.(아자. 아자. 토요일은 산에 가자. --- 이게 맞나..) 

 

 

 

 

 

 

 

▼ 오늘 산행 대장님인 프리미님. 정정님. 그리고 나머지 4-5분의 산우님과 함께 선두에 나선다. 그런데 출발한지 20여분쯤 지났을때 숲 속인데도 가는 비가 몸에 떨어지고 있다.

 

 

 

 

 

 

 

 

 

 

 

 

 

▼ 10:13경 오늘의 첫 조망터인 안장바위에 도착하였다. 바위 이름처럼 평지가 어느 정도 펼쳐 있어 먼저 도착한 선발 산우님들이 이쪽 저쪽에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나와 서영도 덩달아 찰칵.. 찰칵..

 

 

 

 

 

 

 

 

 

 

 

 

 

 

 

 

 

 

 

 

 

 

 

 

 

 

 

 

 

 

 

 

 

 

 

 

 

 

 

 

 

 

 

 

 

 

 

▼ 10:43경 아기자기한 암릉과 숲속을 걷고 올라 산행시작한지 1시간 30여분만에 정상(778m)에 도착하였다. 숲을 벗어나 암릉 위에 올라서서 그런지 내 몸에 닿는 빗줄기가 더 굵게 느껴진다.

 

 

 

 

 

 

 

 

 

 

 

 

 

 

 

 

 

 

 

 

 

 

 

 

 

 

 

 

 

 

 

 

▼ 함께한 산우님들과 정상에서의 사진을 찍고 나자 다시 빗줄기가 굵어져 하산한다. 정상에서 하산 길로 접어들때 나온 첫번째 철계단.. 경사가 아주 가파르다.. 조심.. 또 조심.. 계단을 내려간다.

 

 

 

▼ 10:55경 계단을 내려와 조금 걷다보니 거북바위(바위 모양이 영락없는 거북이의 형상이다.)가 보였다. 몇장의 사진을 찍고나서 시간은 이르지만 점심을 먹기로 한다.

 

 

 

 

 

 

 

 

 

 

 ▼ 그런데 이 곳에서 나와 서영은 평생 잊지못할 비에 젖은(?) 밥을 먹게 된다. 도시락을 펼치고 수저를 드는데 빗줄기가 굵어진다. 도시락 통에는 떨어지는 빗물이 섞이고.. ㅎㅎㅎ 참 색다른 경험이기는 하고, 다소 비위생적이라고 할수는 있겠지만 여러 산우님들과 함께 땀 흘리고 먹는 점심이라 그런지 너무 맛있다.

 

 

 

 

 

 

 

 

 

 

 

 

 

 

 

▼ 11:33경 점심을 먹고 있던 중 산행 후미팀이 도착하여 점심 먹는 것을 보고 나와 서영은 선두팀과 함께 다시 하산길로 들어선다.

 

 

 

 

 

▼ 12:05경 한참을 걸어 내려와 앞서가는 정정님에게 "비에 젖은 생쥐꼴을 사진으로 남겨놔야 하는데요"라고 하자 정정님이 "과일 같은 것 있으면 보따리 풀어보세요"라고 하였고, 어느 산우님께서 션한 캔 맥주를 꺼내어 서로 나누어 마시고, 잠시 담소를 나누며 한바탕 웃어본다. 

 

 

 

 

 

 

 

 

 

 

 

 

 

▼ 12:16경 하산 길 좌측의 계곡을 따라 내려가다보니 알탕하기 따~악 좋은 웅덩이 발견... 정정님 "얼마나 남았데요. 여기 좋을 것 같은데.." 그러자 어느 산우님이 "2.--km 남은 것 같다"고 하자 또 다른 산우님께서 "그러면 조금 더 내려가서 알탕하자고 한다." 그래서 모두 출발하려고 할 때 내가 "어짜피 다 젖은 것 가방만 벗고 그대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고 내려가다 또 하면 되죠"하였더니 모두 기다렸다는 듯이 물속으로 들어간다.

    3시간여 동안 땀으로.... 비로.... 온통 젖어버린 내 몸에 시원함과 개운함을 주기 충분했다.  나는 수영을 못하는데다 물에 대한 약간의 경계심이 있어서 그런지 몸만 개운히 씻어주고 물 밖으로 나와 등산화 청소를 하는데 서영은 연신 수영을 하고 물장구를 치고 아주 신이 났다. 산행 중 계속 힘들어  하던 서영이가 표정이 밝아져서 그런지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 12:35경 다시 하산을 하며, 회장님과 동행을 하게 되었다. 아랑드롱님. 인상에서 느껴지고, 다른 이들을 위해 카메라를 짊어메고 찍어주실 때 느낀 점처럼 약간의 대화를 나누어보니 동네 형님처럼 아주 편안한 분인 것 같다.

    이때부터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였다.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하산길은 계곡 물을 좌우로 가로질러 걸어야 했고, 그 깊이가 심한 곳은 무릎까지 빠져 자연스럽게 도강(?)의 분위기를 연출하게 되었다.

 

 

 

 

 

 

 

 

 

 

 

 

 

 

 

 

 

 

 

 

 

 

 

 

 

 

 

 

 

 

 

 

 

 

 

 

 

 

 

 

 

 

 

 

 

▼ 13:13경 나와 서영. 회장님 3명은 쌍곡폭포에 도착하였다. 어짜피 계곡을 무릎까지 빠져가며 도강을 해서인지 이제는 자연스럽게 쌍곡폭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물 속으로 들어간다.

 

 

 

 

 

 

 

 

 

 

 

 

 

▼ 13:25경 오늘 산행 날머리인 쌍곡휴게소에 도착하였다. 이로써 나의 생애 처음 겪어본 빗물에 말아먹은 점심의 우중산행은 끝이 났다.ㅎㅎㅎ

 

 

 

 

 

 

 

▼ 14:10경 버스를 타고 쌍곡휴게소를 벗어나 뒷풀이 장소로 이동하여 수육에 막걸리 몇 잔을 마신다. 같은 자리에 앉아 프리미님, 소영님, 웃음보따리님, 정다운님, 한분은 청산도에서 봤는데 닉을 잘 모르겠다. 그리고 나머지 2-3분의 산우님들과 이런 저런 얘기 꽃을 피워본다.

 

 

 

 

 

 

 

 

 

 

 

 

 

    오늘 칠보산 산행.. 또와(현희씨), 에코(미경 누나) 때문에 알게 된 아토산.. 그 속에서 좋은 사람들과 만나 함께 하였던 산행이었고, 기억에 오랫동안 간직될 소중한 산행이었던 것 같다.